전지적 독자 시점의 등장인물 중 유상아의 배후성은 버려진 미로의 여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그리스 신화의 아리아드네입니다. 아리아드네의 수식언인 버려진 미로의 여인은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리아드네가 버려진 미로의 여인인 이유
아리아드네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와 태양신인 헬리오스의 딸인 파시파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크레타의 공주입니다. 크레타의 왕인 미노스 역시 태생은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의 아들이니, 굳이 따지자면, 아리아드네는 그리스 신들의 손녀뻘이 됩니다. 그의 아버지 미노스는 자신의 아들 중 안드로게오스가 아테네 들판에서 황소의 뿔에 찔려 사망하게 되자 이를 이유로 하여 아테네를 정복하고 이후 9년에 한 번씩 아테네 젊은이들을 크레타의 미궁에 가두어놓고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삼습니다.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계속해서 크레타로 끌려들어가 제물이 되는 일이 이어지가 아테내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아테네의 왕인 아이게우스는 아들인 테세우스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테세우스는 스스로 자신이 제물이 되겠다고 하여 크레타의 미궁으로 들어가 미노타우르스를 처치하려 합니다. 이에 미노스 왕도 그가 이 계획에 성공하면 더 이상 아테네의 젊은이들을 제물로 받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미노타우로스가 죽으면 어차피 제물이 필요 없어지는데 괜히 생색낸 건 아닌가 싶습니다)
테세우스가 크레타에 도착한 순간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는 그를 보고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래서 그가 무사히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대신 자신을 아내로 삼아달라고 테세우스에게 부탁하죠. 테세우스가 이를 허락하게 되고 아리아드네는 그에게 붉은 실 뭉치를 건네주며 그 실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결국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친 후 무사히 미궁을 빠져나온 후 그녀와 함께 아테네로 떠나게 됩니다.
아테네로 향하던 도중 테세우스는 낙소스섬에 잠시 정박을 하게 되는데 이 곳에서 그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그대로 남겨두고 홀로 떠나버립니다.
2. 여신이 된 여인
낙소스 섬에 남겨진 아리아드네는 이후 이 섬에서 디오니소스를 만나게 되는데 디오니소스는 아름다운 그녀에게 반하여 그녀를 신부로 삼게 됩니다. 이때 디오니소스가 결혼선물로 선물한 왕관이 후에 북쪽 왕관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리아드네는 이후 디오니소스와의 사이에서 아이들을 낳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고 테세우스를 그리워하다 죽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신화가 원래 그러하듯 여러 갈래로 나뉘어 무엇이 정설이고 무엇이 야사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가장 극적인 해피엔딩은 그렇게 둘이 잘 먹고 잘 살다가 디오니소스가 후에 그녀를 여신으로 승격시켜 주었다는 이야기로 전지적 독자시점에서도 바로 이 관점을 이어나가는 듯합니다.
3. 전지적 독자 시점의 아리아드네
전지적 독자 시점의 아리아드네는 초반부터 엄청난 존재감을 보이는 배후성으로 그려집니다. 시나리오의 개연성을 해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통해(이게 오롯이 아리아드네의 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유상아를 구해내고. 아무런 스킬이 없는 상태의 유상아와 그 일행이 무사히 거점으로 돌아오는 방법으로 그녀의 실타래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후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지면서 아리아드네의 신격이 사실은 그리 크지 못하지만 올림포스의 신들이 그녀를 대리인으로 유상아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듯한 힌트들을 여러 가지 보여줍니다. 어쨌든 아리아드네 역시 설화를 가진 신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리스 신화의 여러 버전 중 후에는 여신이 되었다는 엔딩을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아리아드네의 수식언으로 등장하는 '버려진 미로의 여인'은 약간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표현입니다. 아리아드네가 실제로 버려진 곳은 미로가 아닌 낙소스섬이며, 이 수식언은 그녀가 미로에서 테세우스를 구해낸 것을 표현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는 원래 붉은색으로 묘사되어 있으나 전지적 독자시점의 웹툰 버전에는 황금색으로 그려집니다. 붉은색보다는 황금색이 좀 더 신화에 어울리는 색이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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